지난 일상의 기록

[블로그 개설의 변] Fingertips

아마드그레이 2016. 3. 6. 19:25

우연히 버스정류장에서 공연 포스터를 보았다.
"난 세월을 낭비했고 지금은 세월이 날 말리는구나"
'아, 내게도 후회할 시간이 오겠지.' 
참 다행이었다.

얼마전 다녀온 여행에서도 후회되는 두 가지 일을 발견했다.
소중한 사람에게 자주 연락하지 않은 것, 그리고 완벽히 시작하려는 강박을 버리지 않은 것.
여행, 우연히 본 영화, 그리고 옛 연인과의 관계도
돌이켜보면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해왔다.
 주먹을 꽉 진 채로 모든 것을 손에 두려 애쓰지 말 것. 
손을 활짝 펴고 모든 것에 틈이 있다는 것을 인정할 것.
 
그렇게 다시 바라보니 세상의 틈새가 참 아름답다.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는 내게도 채워야할 틈이 많다.
작은 일 하나하나 부족함이 많아 부끄러우니,
무엇이든 작은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도 마음 속에 두었던 일들을 하나씩 손끝으로 꺼내본다.
미흡한 것이 있으면 있는대로, 하나하나 채워가려 노력하면서.
천천히, 아마 변하는 것이 없다고 해도
또 다른 아름다운 세상이 거기에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