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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6 죽은 시인의 사회 중경삼림을 보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멍멍이와 함께 지내다보니 영화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멍멍이는 새벽 여섯시에 일어나서 산책을 하고, 집에 돌아와 밥먹고 간식볼을 굴리며 한두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낮잠에 들면 내게도 오전 열시부터 오후 두시까지의 자유시간이 생긴다. 그 자유를 나 역시 잠을 자거나, 집에서 영화를 보거나, 인터넷 서칭을 하면서 보냈는데 오늘은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 시간에 걸린 영화는 죽은 시인의 사회.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서 아직도 보지 않은 게으름. 다시 하루에 하나씩 영화를 볼테야, 작심은 다행히 3일을 가는 중이다. 코로나19로 영화관이 힘들지만, 상황과 별개로 영화를 보기에는 참 편한 때다. 상영관에는 사람이 없고 좋은 고전영화가 재개봉한다. 보고 싶은 영화가 .. 공감수 0 댓글수 0 2021. 4. 7.
210405 택시드라이버 아이리쉬맨을 보고, 나는 관객일 뿐인데 너무나 절절한 후회의 감정이 느껴진다는 것이 인상 깊어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를 찾아보았다. 하나씩 아껴가며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첫번째 영화는 마음이 가는대로 골랐다. 택시 드라이버의 모순적인 서사가 차이나타운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고, 호접지몽 같은 마지막 장면이 좋았다. 당시의 미국을 살아가는 사람은 저런 상황에 놓여있었겠구나 하는 것, 왜 그가 저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를 하나 하나 고민해서 결국에는 어떤 사람으로 빚어놓은 것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로버트 드니로와 주디 포스터의 젊은, 어린 시절. 나는 상상치 못한 모습이라 흥미로웠다. https://g.co/kgs/qUSkFU 공감수 0 댓글수 0 2021. 4. 6.
210406 부끄러운 과거 본 영화들을 기록하고자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왔다. 글을 쓰고 과거의 일기를 읽으니 부끄럽다. 허세와 자기연민이 보이는데, 그것도 나였구나 싶어서 또 좋기도 하다. 변해왔으니까. 여전히 완벽하지 않은 글일테지만, 과거의 부끄러움이 이제는 조금씩 보이니까. 얼마전 결혼 소식을 알려온 이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것도 같다. 매번 똑같은 여행인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을 때가 좋았다고. 늘상 똑같은 삶일 줄 알았는데, 전혀 새로운 삶이 있더라고. 그것이 사는 재미인가보다 하고. 공감수 0 댓글수 0 2021. 4. 6.
210404 저수지의 개들 쿠엔틴 타란티노의 작품들을 늘상 보고싶었지만, 잔인하다는 소리에 매번 보기를 미뤄왔다. 영화 작업에 관심있다 하면서 타란티노 영화 하나 보지 않은 것이 부끄러웠던 것이 첫번째, 좋다는 영화들에 실망한 적이 없었던 것이 이 영화를 본 두 번째 이유였다. 잘 만드는 감독들은 첫 작품들도 참 좋다. 그것이 그들 입장에서는 어떨지, 또 그렇지 않은 위대한 감독들도 많은지 잘은 모르지만. 영화의 잔인함도 시간이 불면서 그 기압이 낮아진다. 요즘 세상의 무서운 자극들이 빵빵하게 눈을 채우니까. 그 탓에 생각보다 편하게 본 영화, 뻔하지 않은 서사와 긴장감과 쾌감을 느끼면서 그의 재능이 느껴졌던 영화. 무엇보다도, "재밌다" +미스터 오렌지의 서사가 풀리는 시점이 매력적이다. 그의 서사 자체도 가장 매력적이었지만. .. 공감수 0 댓글수 0 2021. 4. 6.
최고은의 음악을 듣는다. 최고은의 신보가 나왔다. 하루 종일 이 음악을 듣고 있다. 기분이 좋다. 새로이 시작하고 싶은 일이 떠오르는 음악. 한국적인 것. 세계를 만날수록 멋이 깊어지는 것. 공감수 0 댓글수 0 2017. 11. 12.
인생수업 - 엘리자베스 퀴블로 로스, 데이비드 케슬러 의미 없이 지루했던 문장이 버거운 상황을 보내는 지금은 큰 위안이 된다. 당신에게도 이 글이 우연히 만난 위로가 되었으면. - 많은 결혼식에 가서 춤을 추면 많은 장례식에 가서 울게 된다. 많은 시작의 순간에 있었다면 그것들이 끝나는 순간에도 있게 될 것이다. 당신에게 친구가 많다면 그만큼의 헤어짐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자신이 느끼는 상실이 크다고 생각된다면 삶에서 그만큼 많은 것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많은 실수를 했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산 것보다 좋은 것이다. 별에 이를 수 없는 것은 불행이 아니다. 불행한 것은 이를 수 없는 별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공감수 1 댓글수 0 2017. 9. 4.
앙: 단팥 인생 이야기 가끔 다큐멘터리보다 영화를 만드는 것이 재밌겠다 느끼는 것은그저 예뻐서다.아름다움이라는 것이 단순히 시각이 아니라'맞다'라는 관념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 거라면내가 예쁘다고 하는 것들은 내게 '맞는 것'이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기분이 좋다, 예쁘다, 행복하다빔을 천장에 쏘아두고, 누워서 단팥빵을 먹으며 본 영화이 영화가 내게는 그랬다.자연스러운 삶과 아픔과 행복이 지금 너무 간절해서인지도 모르겠지만내게 늘 행복을 주는 영화와 삶은 이런 자연스러움인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단순히 영화만 놓고 생각하자면나는 갑작스러운 메시지 전환처럼 느껴진 게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참 좋았다.그리고 평화로운 외면을 가진 영화는, 오히려 격동적인 이야기를 필요로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키키 키린 할머니의 매력적.. 공감수 0 댓글수 0 2017. 8. 7.
20170807 일기가 많이 읽히는 글이 되면 좋겠다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와 써놓은 글을 읽다보니일기가 많이 읽히는 글이 되면 참 좋겠다 싶다.관계가 있는 이들에게는 나의 이야기를 드러내어 놓기가 부끄러워 지는 순간이 많아서페이스북에도 글을 쓰지 않고, 소셜미디어를 잘 활용하지도 않는데그래도 표현할 공간은 필요해서 가끔 블로그에 글을 쓴다.그저 오랜만에 어떤 느낌이 들 때무언가 남기고 싶은 일상의 조각을 만날 때다시금 다짐하고 내게 힘을 주고 싶을 때남겨놓은 '일기'라는 기록이 다른 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글이라면 참 좋겠다.내게 스쳐가는 생각과, 일상과, 다짐이다른 이들에게도 공감되고, 아주 아주 조그만 힘이라도 될 수 있다면내 삶이 만들어내는 작은 기록이 아주 헛헛하지만은 않은 것이면내 삶도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서.지나가면 별 것 아닐지도 모르는 일.. 공감수 0 댓글수 0 2017. 8. 7.
20170603 행주나루 행주산성 행주산성공원 노란색 11번 버스를 타고 행주나루에서 내렸다. 행주산성에 들러 잠긴 문을 구경하고, 오는 길에 봤던 행주산성공원으로 간다. 바다에서 살아온 내가 느끼기엔 조금 작지만 탁트인 강과 사람들이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공원을 바라보니 오길 잘했다싶다. 한참을 사진을 찍고 노을과 야경을 구경했다. 기대치않은 강 건너 불꽃놀이까지 즐기고 다시 노란색버스를 기다린다. 오랜만에 걷는 밤의 숲길이 참 좋다. 밤의 시간, 정말 오랜만에 어릴 적 한참 놀고나서 느낀 밤의 냄새가 난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7. 6. 3.
황윤진-스물아홉(feat.희재) 이것도 예전에 참 많이 듣던 노래인데 youtube에서 임의로 재생을 하다 다시 만났다.제목과 아티스트는 몰랐는데, 익숙한 음악에서 오는 좋음이 증폭되는 느낌. 공감수 0 댓글수 0 2017. 5. 23.
twenty one pilots: Can't Help Falling In Love (Cover) 요즘은 Youtube에서 랜덤으로 재생되는 노래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박나래의 복붙쇼에서 오혁이 추천한 Death grips, whiteny를 자주 들었다. whiteny를 듣다보면 yellowdays나 glue trip, vibes&days도 듣게 된다. 그러다 다시 생각나는 twenty one pilots 도 들어본다. 그동안 이들의 노래는 mp3로만 들었는데 mp4로 보니 훨씬 매력이 넘친다.전반적으로 타일러 조셉의 두려움이 표현된 느낌인데* 같은 맥락의, 간단한 연출에서 오는 감동이 있다. 다른 뮤비들도 좋지만 이 간단한 영상의 커버곡이 마음에 남아서 계속 반복하고 있다. (*아직도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이 낯설다고 한다. 손을 까맣게 칠하고 자신을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 찾다 보니 그룹명에 담.. 공감수 0 댓글수 0 2017. 5. 23.
보드카 레인 - 100퍼센트 급한 날들이 지났다. 장례를 치르고 서울로 돌아와 급히 해내야 하는 돈 버는 일을 했다. 할 일을 하고 잠을 자는 생활을 반복한 뒤 오랜만에 얻은 휴일이다.어쨌거나 오늘은 평일이지만 주말 기분을 내는 노래들을 들었다. 익숙한 멜로디인데 아티스트는 생소한 노래. 오늘은 이런 느낌이 좋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7. 5. 23.
스토너 - 존 윌리엄스 무엇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책에 나와 있던 글귀처럼 명확히 표현된 글자로 전달되는 말할 수 없는 어떤 느낌이 너무나 명확해서. 애잔하면서 아름답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면서 이걸로 충분했다 싶은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지 잘 모르겠다. 전쟁과 황폐한 어린시절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또 그것이 최선일 수 밖에 없겠다 싶은 스토너의 침묵과 선택이 체념으로 보일 수 있으나 사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하는 나의 요즘과 닮있다. 당위로 판단해도 문맥이 다르니, 결국 던져보고 후회할 수 밖에 없는, 또는 후회할 줄 알면서도 시도하거나 하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실패한 인생. 그런 게 어디 있나? 얼마 전 누군가 내게 일하지 않는 삶이 어떠냐고 물었는데 가끔 이런 삶이 혹시 나를 실패한 인생으로 데리고 가지 않을까 싶.. 공감수 0 댓글수 0 2017. 5. 21.
170401 쿠키와 스콘 오늘은 하루가 아주 꽉 찼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갑자기 필요해진 삼각대를 이웃들에게 빌렸다. 단톡방에 도움을 구했는데 아주 짧은 시간에 도움을 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웃들이 없었으면 아주 아침부터 고달팠을 거다. 내가 좋아하는 이들을 만나 인터뷰 촬영을 하고 편집일도 아주 작은 도움이지만 잠깐 돕고 집으로 돌아왔다. 삼각대를 빌려준 이들에게 쿠키를 선물하기 위해서 작은 빵가게에 갔다. 이 가게는 내가 이사온 후에 생겼으니까 문을 연지 2년이 안된 곳이다. 지나다닐 때마다 한번 가볼까 말까 하다 얼마 전에 처음 쿠키를 사 먹었는데, 값도 괜찮고 쿠키도 커다랗고 재료도 듬뿍이라 대만족!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자전거를 탔다. 빵 가게에서 쿠키 두 개를 망설임 없이 고르고, 현금으로 계산을 했는데 주인분이 .. 공감수 0 댓글수 0 2017. 4. 1.
존 지안비토(John Gianvito) - 후세인의 미친 노래(The Mad Songs of Fernanda Hussein), 2001 충격적이다. 이걸 뭐라고 해야할지 잘 모르겠는데.(영화 용어도 잘 모르고 해석도 제멋대로지만 어떻게든 표현해보고 싶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장면에서는 명확한 메세지를 갖지만 관조적인 느낌이 든다. 반면에 모든 몽타주가 경험적이고 강렬하다. 메시지로 다가오는 것들도 너무 좋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이야기를 아우르며 관점을 드러내는 것으로 느껴졌는데, 사람들이 환호하는 것이 그렇게 괴기스러울 수가 없다. 예전의 지젝 강연에서 사람들이 종교에 취한 것처럼 트랜스뮤직에 열광한다고 했던 것이 떠올랐다. 아 나도 저런 걸 만들고싶다. 미친 건 전쟁이다. 너와 '나'의 일상을 끔찍하게 파괴하는 것이다. 인디다큐페스티벌 170329 19:00 공감수 0 댓글수 0 2017. 3. 29.
organic science 찾다가 인도풍 음악을 meet up 언젠가 쓸 수 있을 것 같아!! 공감수 0 댓글수 0 2017. 3. 22.
마스터(The Master), 2012 -폴 토마스 앤더슨(Paul Thomas Anderson) 요즘 한국영상자료원에서는 로버트 알트만 X 폴 토마스 앤더슨 기획전을 한다. 내가 첫 번째로 보게 된 영화는 마스터(The Master)다. 대단한 상을 엄청나게 많이 받은 영화인데, 잘 모르지만 대단해보인다. (제30회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 로버트 알트먼상, 제86회 미국비평가협회상 각색상,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 제5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감독상, 2002 토론토영화비평가협회 감독상. 이런 상을 받았다.)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퀄이 마스터를 만나 진행하던 처음 대화를 나누는 부분. 코즈 프로세스(Cause? Process)의 시작으로 추측되는 장면인데, 두 사람의 대사가 오가는 것 만으로 퀄의 과거와 아픔을 전부 느낄 수 있었다. 몇 번의 거짓말, 그리고 반복되는 질문에 드러나는 퀄.. 공감수 0 댓글수 0 2017. 2. 22.
너의 이름은. 미래에서 온 영화 눈물이 많은 편이긴 하지만, 오늘도 참 많이 울었다.영화에서처럼, 어느새 내 기억 속에서 이름을 잃은 남자주인공이다시 만나러 가겠다고한 그 간절한 마음 때문에.유성이 분열된 것 처럼, 핵 분열이 만들어낸 잊혀진 마을의 사람들이, 또 그들의 돌아갈 수 없는 삶이너무도 보고싶은 간절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대피령 중간에 "가만히 있으면 되는 건가?" 라고 말하는 대사가일상적인 마을의 풍경과, 강아지와, 그리고 아이들을 자꾸 생각나게 해서.그리고 나 역시 금방 이름을 잊어서. 3년의 시간을 찾아가는 그의 마음으로앞으로의 3년이 만들어지면 좋겠다.영화는 그런 일을 하는 것이다.서정시는 그런 일을 하는 것이다.아마 무용한 모든 것들은 그런 일을 하는 것인가 보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7. 1. 20.
고민과 긍정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할까 염려하는 것은 마냥 기분이 좋은 일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긍정적인 것이다. 그런데 참 어렵기도 하다. 자꾸 고민이 되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것이겠지. 공감수 0 댓글수 0 2017. 1. 15.
20170105 싱싱한 죽음 소의 큰 눈망울도, 소고기도 좋아하는 나는 그다지 의지가 강한 사람이 아니다.간헐적인 채식이라고 하지만 고기가 생각날 때 한번씩 참는 정도다.오늘은 몸이 좋지 않다는 핑계를 찾았다. 집에 있는 미역으로 국을 끓이기 위해 정육점으로 향했다. 우리 동네에는 서로 가까운 거리에 정육점이 두 군데 있다. 1. 인상 좋은 아저씨가 운영하는 정육점. 카드도 되고 조금 더 싱싱한 고기를 판다는 평을 받는 곳. 2. 마음씨 좋은 할머니가 오랫동안 운영해온 곳. 간판을 돌아가면 연탄이 쌓여 있고, 할머니가 홀로 지내는듯한 방과 한 몸인 곳. 현금을 뽑아 할머니네 정육점으로 갔다. 별 이야기도 없이 웃는 얼굴로 고기를 내어주신다. 고기는 군데군데 누런 빛이 돈다. 오래 냉장되어 있으면 이렇게 되는 걸까. 그래도 미역국은 .. 공감수 0 댓글수 0 2017. 1. 5.
금능바다 6:23 6:55 하늘 아래를 가로지르는 길고 검은 구름. 그 위로 드러난 동쪽하늘은 천천히 파랗게 변해간다. 구름은 지붕을 덮고 아직 서쪽 하늘에는 밝은 별이 반짝인다. 높은 산처럼 낮게 깔린 동쪽의 검은 구름과 달리 서쪽은 검푸른 하늘을 두터운 하얀 구름이 덮고 있다. 그 사이 사이로 아직 옅은 별의 반짝임이 보인다. 백 년의 시간을 지나온 별빛. 깜빡이는 별이 무언가를 전하는 신호 같다. 천천히 보랏빛으로, 그리고 엷은 하늘빛으로 변해가는 동쪽의 하늘. 서쪽의 하늘은 천천히 같은 시간을 반복한다. 그 사이 별은 희미해지고 깜빡임은 다급하다. 나는 곧 사라질 거야. 어서 나를 봐줘 라고 말하는 것 같아. 하나 둘씩 사라져버리는 별들. 다급한 깜빡임 마져 희미해지다 어느 순간 눈을 떼면 사라져버린다. 이제 동쪽의 하늘에.. 공감수 0 댓글수 0 2016. 12. 7.
제목 없음 말 많고 가벼운 생각 많으나 사유하거나 의문을 갖지 않는 지겨운 시간 공감수 0 댓글수 0 2016. 9. 24.
서울대 면접 후기 8년이 지나서 쓰는 서울대 면접 후기. 가끔 그때를 생각한다. 학창시절을 모두 걸었던 대입시험. 우리나라 최고로 일컬어지는 대학의 가장 컷트라인이 낮은 학과. 아빠는 그래도 좋았는지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 가자고 했다.면접에서 제시된 문제는 낯설었다. 10을 상대방과 나눌 때, 내가 상대에게 금액을 제안한다. 상대방이 제안을 받아들이면 각자 제시한 금액을 갖는다. 상대방이 제안을 거절하면 둘 다 돈을 가질 수 없다. 그렇다면 얼마를 제안할 것인가? 나는 4, 상대방은 6이라고 했다. 교수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그들이 의도한 정답은 다른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 하고서 알게 되었다. 행동경제학을 연구하는 뇌과학자 강연을 들을 때였다. 강연 도중 단상에 선 나는 같은 질문을 받았고, 그때의 면접과 정답이 함께.. 공감수 0 댓글수 0 2016. 9. 12.
160821 청년의회 청년의회에서 발언을 했다. 나는 청년의 권리를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치열하게 준비한 시간을 보상받고자 몇차례나 뒷풀이를 끝내고서야 집으로 왔다. 드디어 끝이났네 하고 누워있는 이 시간에 갑자기 한 친구가 떠올랐다. 기숙사 방을 같이 쓴 친구. 6개월 동안 한 방에 지냈는데 떠오르는 순간이 별로 없다. 딱 하나 내게 선명하게 남은 모습은 어느 날 내 앞에서 펑펑 울던 그 아이의 얼굴이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6. 8. 22.
160813 시작 우연한 기회에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또 우연한 기회에 어떤 글을 쓰고나서 익숙치 않은 따뜻한 마음들이 자꾸 전해온다. 나는 정말 잘 모르겠다. 내게 호의를 베풀고자 하는 이들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아득바득 살아가야 한다고 어떤 일에도 필요 이상의 관계를 만들지 않고 선을 긋는 나는, 내게 먼저 베풀고, 호의를 보이고, 또 내게 서운해 하는 사람들. 어떻게 저렇게 마음을 한껏 내어놓는지. 내가 무엇을 해주었기에 나를 위해 돈을 후원하고, 선물을 주고, 밥을 해 주는지. 평생 개인주의자라고 나 자신을 인식하던 내게는 온갖 낯설고 불편한 감정들 뿐이다. 그런데도 뭔가 마음이 하나씩 와 닿을 때, 나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방식으로 내게 다가오는 사람들이 너무 미안하고 고맙고 간혹 별 것 아닌 말로.. 공감수 0 댓글수 0 2016. 8. 14.
머리가 복잡하다 오늘은 쉴틈 없이 이래저래 많은 고민을 했다. 많은 의문이 들고, 나의 행동과 결과를 고민하고, 생각을 정리했는데 쏟아내지 못한 말들이 그대로 쌓여있다. 세상이 복잡하고 다들 내 말이 맞다 하는데 나도 내 입장을 찾으려니 너무 고민할 것이 많아. 저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확신을 하면서 살까나. 나는 세상이 갈수록 불확실하고 어려운데. 공감수 0 댓글수 0 2016. 8. 4.
160802 비 오는 거리 쏴아쏴아. 소식도 없이 찾아온 비가 통통 뛴다. 우산이 없어 어쩔까 고민하다가 담담히 신문을 둘러쓰고는, 나긋나긋 걸었다. 땅 속 길을 달려서 다시 땅 위로. 깜박이는 신호에 허둥지둥 길을 건너고, 막 떠난 버스놈 동생을 20분이나 기다렸는데. 타고나니 집이랑은 더더욱 멀어지는 길. 에라이 오늘은 퇴근 길이 참 길다. 그 덕에 강아지, 사진 찍는 이, 여행자 가족을 뒤쫓아본다. 한참을 걷고 걸어서 다시 버스 타는 곳에 선다. 오늘은 인생이 참 길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6. 8. 3.
160801 불안 오늘도 마주한 불안. 열심히 살다 한번이라도 삐끗하면 나뒹굴어버릴 것 같아, 내가 이미 동떨어져버린 것 같아 불안한 마음. 그 속에는 두려움이 있다. 아직도 어쩌지 못하는 두려움. 어떻게 언제쯤 깨어날 수 있을까. 용기를 내자. 용기를 내어보자. 여러분 용기를 내자고요. 살고나면 다 별 것 아니었을 거야! 공감수 0 댓글수 0 2016. 8. 1.
160723 푸념 함께하기 싫은 사람 참 오랜만이다. 글로 안 좋은 감정을 풀어내고 싶지 않았는데, 그동안은 그럴만한 일도 없었다는 걸 덕분에 깨닳았다. 회사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배부른 소리겠거니 했는데. 이제야 이해가 된다. 내 탓으로 돌리고 말지, 무덤덤하게 생각해버리는 그에게도 온갖 사람들이 책임을 덮어 씌웠겠지. 다들 왜 저럴까, 그렇게 용기가 없나, 갸우뚱 하고 말아버리지만 결국 또 하나의 상처가 되곤했다. 왜 그를 이해하지 못했을까. 사람에게 받는 상처가 아파서 누군가에게 기대조차 하지 않는 습관 때문인지 나는 뭘 주고도 곧잘 잊어버린다. 그렇게 살다보니 누가 내게 주어도 나처럼 여기겠지 싶은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어떤 친구들은 내가 되돌려주지 않는다고 야속해했다. 사실은 아직도 .. 공감수 0 댓글수 0 2016. 7. 24.
Owen Pallett - This is the Dream of Win and Regine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6.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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