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상의 기록
금능바다 6:23 6:55
아마드그레이
2016. 12. 7. 06:56
하늘 아래를 가로지르는 길고 검은 구름. 그 위로 드러난 동쪽하늘은 천천히 파랗게 변해간다. 구름은 지붕을 덮고 아직 서쪽 하늘에는 밝은 별이 반짝인다. 높은 산처럼 낮게 깔린 동쪽의 검은 구름과 달리 서쪽은 검푸른 하늘을 두터운 하얀 구름이 덮고 있다. 그 사이 사이로 아직 옅은 별의 반짝임이 보인다. 백 년의 시간을 지나온 별빛. 깜빡이는 별이 무언가를 전하는 신호 같다. 천천히 보랏빛으로, 그리고 엷은 하늘빛으로 변해가는 동쪽의 하늘. 서쪽의 하늘은 천천히 같은 시간을 반복한다. 그 사이 별은 희미해지고 깜빡임은 다급하다. 나는 곧 사라질 거야. 어서 나를 봐줘 라고 말하는 것 같아. 하나 둘씩 사라져버리는 별들. 다급한 깜빡임 마져 희미해지다 어느 순간 눈을 떼면 사라져버린다.
이제 동쪽의 하늘에는 누런 빛이 더해졌다. 하늘은 밝아오지만 온통 잿빛 구름으로 덮여있다. 군데군데 드러난 하늘만이 동과 서쪽, 서로 다른 빛의 시간을 구분할 수 있게 한다. 하늘은 점점 밝아오고 푸른 빛은 맑아진다. 하늘과 맞닿은 구름의 가장자리에는 솜이 얇게 찢어진듯 허옇게 음영이 생겼다. 어둠에 가려졌던 사물에 하나 둘씩 형태와 모습이 생겼다.
기다리던 아침이 왔으니, 이제 바다를 걸어볼까.